어린이의 정신을 살펴보면 가능
로봇은 주어진 일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스스로 작동하는 기계로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도구다. 예전부터 오늘날까지 로봇을 소재로 한 만화, 영화 등의 콘텐츠가 아동들로부터 쭉 사랑을 받고있다. 이는 로봇의 자체적(형식) 특성과 콘텐츠 내적(내용) 특성, 어린이의 물활론적 사고를 들 수 있다. 이 세가지는 각각 인간의 정신구성 요소인 본능(Id), 초자아(Super-ego), 자아(Ego)로 연결된다.
먼저 로봇의 자체 특성을 살펴보자면, 로봇은 인간이 못하는 것을 쉽게 할 수 있다. 강한 힘을 이용해 무거운 것을 들 수 있고 부실 수 있다. 먼 거리를 쉽게 이동하고 날아다닐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변신을 통해서 외형을 바꿀 수 있다.
또한 다른 로봇과 합체를 하여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콘텐츠를 통해서 이러한 로봇의 특성을 본 아이들은 열광한다. 로봇의 특성은 바로 마법과도 같아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아이들은 자기 자신이 나약하고 힘이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것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이러한 내적갈등을 로봇의 변신과 합체, 강력한 힘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해소한다. 그래서 자기도 다재다능하고 강해지고 싶어하는 억압된 본능(Id)을 로봇을 통해 해소한다.
또한 콘텐츠 내적 특성을 통해 인기 이유를 살펴보자면 로봇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콘텐츠의 스토리 특성 때문에 아동들에게 인기가 있다. 필자도 어렸을 적 로봇이 나오는 만화를 보고 자랐는데 로봇 수사대 K캅스, 그레이트 다간, 지구용사 선가드, 그랑죠 등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로봇 만화들을 볼 때 정말 넋이 나갈 정도로 몰입해서 시청했다. 한회가 끝이 나면 속이 후련했다. 바로 악당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로봇 만화의 스토리 구조는 권선징악으로 볼 수 있다. 아이들은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악은 멸하고 선을 승리한다는 것을 로봇만화를 통해 스스로 익히면서 자란다. 자기도 그렇게 할 수 있고 하기 바라는 욕망의 투사가 로봇만화 스토리에 구현된다. 그것을 만족시킨 스토리로 인해서 아이들은 로봇을 더욱 친근한 존재임과 동시에 악을 배척하는 숭배의 대상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로봇의 활약은 어린이에게 도덕적 양심에 기초한 초자아(Super-ego)를 형성해 만화에 나오는 로봇처럼 착하게 행동하면 어른들에게 칭찬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로봇은 따지고 보면 기계이자 무생물이다. 피아제가 밝혔듯이 아동에게는 사춘기가 될 때까지 물활론적 사고가 남아있다. 그런데 부모와 교사들은 어린이에게 무생물은 느끼거나 행동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어른들의 마음에 들려고 또는 조롱당하기 싫어서 어린이는 자기도 그렇게 믿고 있는 척 할런지 모르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 어린이는 합리적인 교육을 받게 되면서 자신의 ‘진실한 지식’을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며 손상되지 않게 한다. 그리고 그 묻어둔 진실을 만화영화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로봇을 통해 자기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받아 자아(Ego)를 만족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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